더문 줄거리 요약
지구로부터 38만 km 떨어진 어느 우주 상공. 한 남자가 연료탱크를 체크 중인데, 웬 기름 방울이 연료탱크 주변을 떠다닙니다. 그는 상황을 확인하자마자 연료 누출 사고가 발생했음을 우주선 선장에게 보고하죠. 하지만 곧이어 연료탱크에서 대폭발이 일어납니다. 옆에 있던 대원인 이상원(김래원 분)이 구하러 가보지만, 연이은 폭발이 두 사람 모두를 앗아가 버리고 말죠.
상황을 파악한 한국항공우주국은 초비상에 빠지고, 우주선 안에 있던 황선우 대원이라도 구하고자 누군가를 긴급 호출합니다. 바로 전임 센터장인 김재국(설경구 분)이었죠. 하지만 한국항공우주국의 연락을 받은 그의 반응은 아주 냉소적이었습니다. 재국은 이 우주센터와 아주 비극적인 악연이 있는 듯 했죠.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몇 시간 뒤 그랬던 그가 도움을 주러 한국항공우주국으로 찾아옵니다.
재국은 한국항공우주국에 도착하여 현장의 모니터 상황을 잠깐 보더니 곧바로 대원의 입김을 캐치한 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인 온도 저하를 바로 파악해버리죠. 이어서 유일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추력기가 고장난 지금, 섣불리 방향을 바꿨다가는 회전을 주체하지 못하고 더 큰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태였죠.
하지만 지금 이대로 둔다 해도 황선우 대원이 온도 저하로 죽을 확률은 100%에 가까웠습니다. 재국은 그렇게 방향 전환을 지시한 뒤, 누군가에게 전화를 겁니다. 현재 NASA의 메인 디렉터이자 과거 동료인 윤문영이었죠. 그가 이렇게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는 생존한 대원 황선우가 죽은 옛 동료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주센터에 큰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던 재국이 만사를 제치고 부리나케 달려온 이유이기도 했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주에서 똑같은 태양풍을 맞은 NASA 또한 우리호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선우가 돌발행동을 이어가죠. 남은 소중한 시간과 연료를 헛된 구조에 대한 희망보다는 죽은 대원들을 위해, 죽은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애초 목적인 달 탐사를 이어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우리호는 미국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달에 발자취를 남기게 되죠. 하지만 기쁜 소식도 잠시, 탐사를 마친 후 유일한 생존 루트였던 NASA의 도킹은 거절당합니다. 그 이유는 유성이 마치 비처럼 쏟아진다는 유성우가 현재 선우가 탐사 중인 달 뒷면에 떨어질 예정이기 때문이었죠.
그 시각, 선우 또한 온몸으로 싸늘함을 감지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밝은 표정의 선우가 보였죠. 첫 번째 좋은 소식은 인류 역사 최초로 달에서 얼음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이어진 두 번째 좋은 소식은 NASA의 예측과는 달리 유성우 현상이 완전히 멈췄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선우가 보고를 하고 있던 그 때, 엄청난 유성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그 규모는 그야말로 역대급이었죠. 선우는 월면차를 최대속력으로 운전하며 떨어지는 유성을 피해 우주선으로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몇 분 뒤 가까스로 우주선에 탑승한 후 도킹 궤도에 오른 선우는 기적처럼 파손된 우리호에 도킹하는데 성공하죠.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세 번째 재앙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끝없는 재앙 속에서 황선우 대원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6가지 감상포인트
영화 <더문>. 사실 제목만 들었을 땐 바로 헐리우드 SF영화를 떠올렸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걸. 우리나라의 우주 SF 생존드라마 영화였죠. 특히 우리나라 CG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덱스터 스튜디오와 <신과 함께> 쌍천만의 전설 김용화 감독이 다시 한 번 합작한, 그것도 SF 우주영화라서 그 시각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요.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영화 <문폴>과 비슷한 배경과 서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확실히 눈요기 만큼은 확실한 영화였습니다. 우선, 우주 SF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죠. 바로 세트장과 소품인데요.보면서 정말 이질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사해보니 역시나 실제 NASA에서 쓰는 부품과 재질을 가져와서 직접 하나하나 만든 디테일한 세트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달 재난 신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월면차의 경우는 무려 세 달에 걸쳐 제작한 실제 알루미늄 차였는데요. 이렇기에, 당연히 이질감이 느껴질 수 없었던 것이었죠. 특히 암흑과 빛의 표현과 같은 우주 연출에 있어 간과하기 쉽지만 매우 중요한 디테일들에도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았고요.
이처럼 디테일에 자신이 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4K로 모든 과정을 촬영해서, 전혀 어색하거나 이질감 없는 우주 연출이 완성된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라는 것이 주는 간접체험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 실제로 우주에 가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들이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였고요.
또, 우주 SF 영화에서 특히 한국 우주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죠. 한국어로는 여러 우주 용어들이나 사용하는 문장들이 안 그래도 생소하기에, 연기마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마는데요. 하지만 <더문>의 경우는 이미 그 캐스팅이 <신과 함께>로 검증된 도경수, 설명이 필요없는 설경구, 김희애, 박병은, 조한철 등 주 맥락을 이어나갈 배우들이 아주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편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소개해 드린 부분은 영화의 정말 극히 일부분이고요. 이후 이어지는 끝없는 재난 상황을 황선우(도경수 분)가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는 맛이 상영 내내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 동안 사실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이 나온 재난 영화이기에, 내용 자체가 기발하거나 참신하기보다는 간접 체험적인 면과 시각적인 즐거움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영화였고요. 그러니 만약 이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이를 100% 즐길 수 있는 돌비시네마를 추천드립니다.